정부지원사업도 브랜딩이다 EP.3

Date
26.02.10
Keyword
신뢰를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기술

정부지원사업 브랜딩, 심사위원이 '사람'을 보는 이유

"아이템은 좋은데... 이 사람이 해낼 수 있을까?"

정부지원사업도 브랜딩이다 EP.1에서는 "3초 안에 끌리는 한 줄"을, EP.2에서는 "자리를 선점하는 포지셔닝"을 다뤘습니다. 이제 아이템도 명확하고, 시장에서의 위치도 잡혔어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아이템과 시장 다음에 반드시 따라오는 질문이 있거든요.
"아이템은 좋은데... 이 사람이 해낼 수 있을까?"

이건 심사위원만의 질문이 아니에요. 고객도, 투자자도, 파트너도 결국 같은 질문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있어도, "이 사람이 진짜 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없으면 선택받기 어렵거든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VC인 세쿼이아 캐피탈은 창업자 평가 기준으로 "Grit(끈기)"을 핵심 요소로 꼽았습니다. 화려한 비전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끝까지 갈 사람인가"를 본다는 거죠. 정부지원사업 브랜딩에서도 이런 관점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요.

오늘은 사람에 대한 불안감을 '확신'으로 바꾸는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이야기합니다. 10년간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온 브랜딩 에이전시 디블러가 정리했습니다.

STEP 1. 좋은 아이템인데 왜 선택받지 못할까

"아이템은 괜찮은데, 실현 가능성이 부족해 보여요."

정부지원사업에 도전해보신 분들 중에 이런 피드백을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이템이 괜찮다면서 왜 아쉽다는 걸까요. 사실 이 피드백의 진짜 의미는 이런 겁니다. "이 사람이 이걸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요."

비유를 하나 들어볼게요. 친한 친구가 갑자기 "나 고깃집 창업하려고"라고 말합니다. 근데 이 친구, 알바 한 번 안 해봤어요. 요식업 경험도 없고, 고기에 대해 아는 것도 없어요. 그냥 고기를 좋아할 뿐이에요. 솔직히 말리고 싶지 않으세요?

반대 상황을 생각해볼게요. 다른 친구가 똑같이 "나 고깃집 창업하려고"라고 말해요. 그런데 이 친구는 정육점에서 5년을 일했고, 좋은 부위 고르는 눈이 있고, 단골들이 "네가 가게 내면 무조건 간다"고 했대요. 느낌이 완전 다르죠?

같은 "고깃집 창업"인데,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반응이 180도 달라지는 겁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기 전에 '누가'를 먼저 봐요. 아이템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이 사람이 왜 이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가 안 보이면 자연스럽게 불안해지는 거죠. 그래서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든, 브랜드 소개든, 투자 피칭이든 '나는 누구이고 왜 이 일을 하는가' 를 전달하는 파트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이템 설명에만 집중하고, 이 부분은 대충 넘어가시거든요. "경력 10년", "관련 학과 졸업" 이렇게만 쓰고 끝내는 경우가 많아요. 이러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 사람이 왜 이걸 잘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에 답이 안 됩니다. 스펙은 보이는데, 스토리가 안 보이는 거죠.

STEP 2. '영웅'이 아닌 '가이드'가 되어라

어떻게 해야 상대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까요?

스토리텔링의 대가 도널드 밀러의 책 <무기가 되는 스토리>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브랜드는 영웅이 아니다. 영웅은 고객이고, 브랜드는 그들을 돕는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영화 <스타워즈>를 생각해보세요.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영웅)에게는 그를 훈련시키고 검을 쥐여주는 요다(가이드)가 필요하죠. 사업도 마찬가지예요. 심사위원이든 고객이든, 상대방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영웅'입니다. 여러분은 그 영웅에게 해결의 열쇠를 쥐여주는 '가이드'가 되어야 해요. 일상에서도 이런 경험 있으실 거예요. 헬스장 PT 선생님을 떠올려보세요. 좋은 트레이너는 자기 몸 자랑부터 하지 않아요. 대신 "저도 예전에 허리 디스크 와서 운동을 아예 못 했었어요. 그래서 재활 운동을 직접 연구하게 됐죠"라고 말합니다. 그 순간 "아, 이 사람은 내 상황을 알겠구나"라는 신뢰가 생기잖아요.

많은 대표님들이 자기소개에서 자기 자랑을 늘어놓아요. "저 명문대 나왔고요, 대기업 다녔고요, 상도 받았어요." 하지만 듣는 사람은 잘 감동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영웅'이 되려고 했기 때문이에요. 그럼 믿음직한 가이드가 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도널드 밀러는 두 가지를 말합니다. 공감(Empathy)과 권위(Authority) 입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힘에서도 이 원리를 자세히 다루고 있어요.

STEP 3. 가이드의 두 가지 조건

공감과 권위, 이 두 가지가 신뢰를 만듭니다.

첫째, 공감: "나도 그 문제를 압니다"

가이드의 첫 번째 조건은 공감이에요. "당신이 겪는 문제를 나도 알고 있고, 이해합니다."

"이 시장에 이런 문제가 있어요"라고 건조하게 말하지 마세요. "내가 그 문제의 당사자였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가장 강력한 신뢰는 유대감에서 나옵니다. 물론 시장 데이터도 중요해요. "육아 시장 규모가 50조 원입니다"라는 수치는 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니까요.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아쉬워요. 여기에 한 줄을 더해보면 어떨까요?

"세 아이의 엄마로서, 밤마다 열이 나는 아이를 업고 응급실을 찾아헤매며 이 서비스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데이터는 머리를 설득하고, 이야기는 마음을 설득합니다. 둘 다 있을 때 가장 강력하죠. 직접 겪어본 게 아니더라도 괜찮아요. 관련 업계에서 일하면서 그 문제를 가까이서 봤다면, 그것도 공감입니다.

둘째, 권위: "나에게는 해결할 능력이 있습니다"

공감만으로는 부족해요. "마음은 알겠는데, 해결할 능력은 있어?"라는 질문에 답해야 하죠. 여기서 필요한 게 권위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권위는 콧대 높은 태도가 아니에요. "나에게는 당신을 도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능숙함(Competence)입니다.

권위 유형설명예시
성공의 경험관련 분야 실무 경험"10년간 물류 현장에서 일하며 이 솔루션을 만들었습니다"
실패와 극복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지난 창업에서 실패 후, 10년 차 마케터와 공동 창업했습니다"
압도적인 준비발로 뛴 실행력 증명"6개월간 잠재 고객 200명 인터뷰, 10번의 프로토타입 테스트"

재밌는 건, 성공만 한 사람보다 실패해보고 일어선 사람이 더 믿음직스럽게 느껴진다는 거예요. 세쿼이아 캐피탈이 강조한 "Grit"이 바로 이거죠. 본인의 약점을 알고 보완책을 마련한 모습은 엄청난 권위를 만듭니다. 경력도 실패 경험도 없다면? '발로 뛴 데이터'로 증명하세요. 이 정도의 실행력은 학벌이나 경력 못지않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어요. 듣는 사람이 진짜 보고 싶은 건 화려한 이력서가 아니라, "이 사람이 진심으로 이 문제를 풀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확신인 경우가 많거든요.

팀 구성도 권위의 일부입니다 혼자서 모든 권위를 갖출 필요는 없어요. 부족한 부분은 팀원으로 채우면 됩니다. "저는 마케팅이 강점이고, 기술 개발은 CTO인 공동창업자가 담당합니다." 이렇게 역할 분담이 명확하면, 오히려 더 신뢰가 가요. "나 혼자 다 잘해요"보다 "각자 잘하는 걸 맡았어요"가 훨씬 현실적이고 믿음직스럽거든요. 핵심은 "이 팀이라면 해낼 수 있겠다" 는 그림을 그려주는 겁니다.

STEP 4. 정부지원사업 브랜딩도 결국 '가이드'가 되는 것

이건 정부지원사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객도 똑같아요. 자기 혼자 잘났다고 떠드는 브랜드(영웅)는 외면합니다. 나의 고민을 알아주고(공감), 해결책을 제시하는(권위) 브랜드(가이드)를 선택하죠.

디블러에서 브랜딩 상담을 할 때, 대표님들께 꼭 이렇게 여쭤봐요.

"대표님은 고객에게 어떤 가이드가 되고 싶으신가요?"

처음에 이 질문을 드리면 대부분 멈칫하세요. "가이드요? 그냥 좋은 제품을 파는 거 아닌가요?" 하시면서요. 그런데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대표님들 안에는 이미 놀라운 스토리가 있어요. 본인이 너무 당연하게 여겨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죠. 예를 들어, 한 화장품 대표님은 상담 처음에 "저는 좋은 성분의 화장품을 만들어요"라고만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본인이 심한 피부 트러블로 대인기피증까지 겪었던 경험이 있더라고요. 화장품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직접 성분을 연구하기 시작한 이유도 거기서 출발했고요.

"피부 트러블로 대인기피증까지 겪었던(공감) 화장품 연구원 출신 대표(권위)가 만든 브랜드." 이 한 문장이 정리되니까, 브랜드 스토리가 저절로 강력해졌어요.

정부지원사업 브랜딩도 같은 원리입니다. "이 문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공감), 해결할 준비가 된(권위) 대표." 이 서사가 명확하면, 듣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겠죠. 브랜딩의 전체 흐름이 궁금하시다면 토탈 브랜딩 5단계 프로세스를 참고해보세요.

OUTRO. 사람이 사람을 믿습니다

사람들은 아이템 뒤에 있는 '사람'을 봅니다.

영웅이 되려 하지 말고, 믿음직한 '가이드'가 되어보세요.

첫째, 공감. "나도 그 문제를 겪어봐서 잘 압니다." 진정성을 어필하세요.

둘째, 권위. "나에게는 해결할 능력이 있습니다." 경험, 실패 극복, 실행력으로 증명하세요.

아이템은 바뀔 수 있어요. 시장 상황도 달라질 수 있고, 기술도 진화할 수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이 가진 그 단단한 스토리는 바뀌지 않습니다. "왜 내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진심 어린 답변, 그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에요.

실천 과제

지금 바로 우리 브랜드의 '대표 소개', '회사 소개' 페이지를 다시 보세요.

사업계획서든, 홈페이지든, 소셜 미디어든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체크해보세요.

공감이 있는가? 시장 조사 보고서 같은 말 말고, 내가 이 문제를 왜 해결하고 싶은지 '나의 이야기'가 있는가?

권위가 있는가? 단순 스펙 나열이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준비'가 전달되고 있는가?

가이드의 태도인가? "내가 짱이다"가 아니라 "내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드리겠다"는 태도인가?

이 과정이 막막할 수 있어요. 내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경험이 사실은 엄청난 강점일 수도 있고, 반대로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게 별로 어필이 안 될 수도 있어요. 디블러는 "흐릿한 브랜드를 선명하게" 만드는 회사예요. 브랜드의 선명함은 결국 "왜 이 사람이, 이 사업을"이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우리 브랜드 스토리가 아직 정리 안 됐다면, 디블러와 함께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3편에 걸쳐 <정부지원사업도 브랜딩이다> 시리즈를 연재했습니다.

EP.1: 3초 안에 끌리는 한 줄 (초두효과)

EP.2: 자리를 선점하는 포지셔닝 (1번 핀 전략)

EP.3: 신뢰를 만드는 스토리텔링 (가이드 이론)

결국 이 시리즈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하나예요. 정부지원사업 브랜딩의 원리는 어디에나 적용된다 는 것. 정부지원사업이든, 고객 설득이든, 투자 피칭이든, 본질은 같습니다. "무엇을(Item), 어디서(Market), 누가(Who) 할 것인가." 이 세 가지를 선명하게 전달하는 것.
그리고 이건 정부지원사업 '합격 스킬'이 아니에요. 여러분의 브랜드가 고객에게, 시장에게, 세상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방법입니다. 브랜딩의 본질은 결국 '선명함'이에요. 여러분의 브랜드가 더 선명해지는 여정, 디블러가 응원할게요.


FAQ

Q.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에서 대표자 소개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

스펙 나열보다 스토리를 담으세요. "왜 내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공감과,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권위를 함께 보여주는 게 핵심입니다.

Q. 관련 경력이 없으면 정부지원사업 실현 가능성에서 불리한가요?

경력만이 권위를 증명하는 건 아닙니다. 잠재 고객 인터뷰, 프로토타입 테스트 등 '발로 뛴 데이터'로 실행력을 보여주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어요.

Q. 창업지원사업 팀 구성은 어떻게 해야 설득력이 있나요?

"나 혼자 다 잘해요"보다 "각자 잘하는 걸 맡았어요"가 더 신뢰를 줍니다. 역할 분담이 명확하고, "이 팀이라면 해낼 수 있겠다"는 그림을 그려주는 게 핵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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