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사업도 브랜딩이다 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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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안에 끌리는 한 줄의 기술

정부지원사업도 브랜딩이다 EP.1

브랜딩이 뭘까요? 로고 디자인하고, 컬러 정하고, 예쁜 비주얼 만드는 거? 아니에요. 브랜딩의 핵심은 '인식을 설계하는 일' 이에요.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어떤 이미지가 그려지는지, 어떤 감정이 드는지, 그걸 의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게 브랜딩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정부지원사업이랑 무슨 관계냐고요? 심사위원이 여러분의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를 펼쳤을 때, 3초 안에 어떤 '인식'이 형성되느냐. 이게 합격과 불합격을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결국 심사위원 머릿속에 "이 사업은 ○○다" 라는 선명한 그림을 심어주는 게 핵심이에요.

그래서 이 시리즈 제목이 "정부지원사업도 브랜딩이다"예요.

사업계획서, 열심히 썼는데 왜 자꾸 떨어질까?

"아이템은 괜찮은 것 같은데요..."

이런 피드백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괜찮은 것 같은데 탈락했다.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좋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뭘 수정해야 하는지도 감이 안 잡히죠.

사실 이 피드백의 진짜 의미는 이거예요. "읽어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2026년 올해, 정부지원사업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처럼 "AI 기반 혁신 플랫폼" 같은 거창한 비전만으로는 안 먹혀요. '생존'과 '실제 숫자'가 중요해진 지금, 심사위원들은 모호한 가능성보다 '당장 될 것 같은 사업' 을 찾아요.

심사위원 입장을 한번 생각해볼게요. 심사 시즌이 되면 위원 한 명이 하루에 검토하는 서류가 수십 건이에요. 한 건당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10분, 짧으면 5분도 안 되죠. 그 시간 안에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 전체를 꼼꼼히 읽을 수 있을까요? 솔직히 불가능해요.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처음 몇 초에 거의 모든 걸 판단해요. 창업아이템명을 보고, 개요 페이지를 훑고, "이건 좀 더 봐야겠다" 또는 "다음 거 보자"를 결정하죠.

오늘은 그 3초를 사로잡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정부지원사업뿐 아니라, 투자자 앞에서, 고객 앞에서, 결국 모든 비즈니스 소통의 출발점이 되는 이야기예요.

STEP 1. 정부지원사업 서류평가, 심사위원에게 주어진 시간은 3초

창업아이템명이 첫인상을 결정한다

정부지원사업 서류평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뭘까요? 바로 창업아이템명이에요. 심리학에 '초두 효과(Primacy Effect)'라는 게 있어요. 뇌는 처음 접한 정보를 나중 정보보다 훨씬 중요하게 처리한다는 거죠.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첫인상을 형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1초에서 3초 정도라고 해요. 이 짧은 순간에 심사위원 머릿속에서는 두 가지 반응이 갈려요.

"오, 뭔가 구체적인데?" → 후광 효과 발동. 뒤에 조금 부족한 내용이 나와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해요.
"음... 뭐하자는 거지?" → 뇌가 복잡한 정보 처리를 거부하고, 탈락시킬 이유를 찾기 시작해요.

창업아이템명에서 첫 번째 반응을 못 끌어내면, 다음 관문인 개요 페이지는 제대로 읽히지도 않을 확률이 높아요. 심사위원분들도 성실하게 검토하시려고 노력하시지만, 사람인 이상 한계가 있거든요. 첫 페이지에서 "이게 뭐지?" 싶으면,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읽는 거랑 기대감을 갖고 읽는 거랑은 완전히 다르죠.

사업계획서는 서류 버전 엘리베이터 피치다

혹시 엘리베이터 피치라고 들어보셨어요? 투자자랑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됐을 때, 30초~1분 안에 내 사업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기술이에요. 정부지원사업 사업계획서의 창업아이템명과 개요 페이지가 바로 서류 버전 엘리베이터 피치예요. 말로 하느냐 글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 본질은 같아요. 핵심은 단순해요. 심사위원의 뇌가 '생각'하게 만들지 말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것. 그게 3초를 잡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STEP 2. 뭘 말할 것인가: 제로 투 원의 질문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그렇다면 그 한 줄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요? 피터 틸의 책 "제로 투 원"에 유명한 문장이 있어요.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이게 정부지원사업에서 왜 중요하냐면요. 심사위원이 수십 개 서류를 보면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게 "다 비슷비슷한 아이템"이거든요. 2026년 트렌드 키워드가 'AI'라고 해서 "AI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이라고 쓰면 어떻게 될까요? 심사위원 눈에 안 들어와요. 이미 비슷한 서류를 수십 개 봤을 테니까요. 피터 틸이 말하는 '독점'은 거창한 세계 정복이 아니에요.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아주 작은 시장을 확실하게 잡는 것 이에요.

'나만 아는 문제, 나만 풀 수 있는 방식'을 보여줘라

예를 들어볼게요.

안 되는 예시: "글로벌 K-푸드 커머스 플랫폼" (너무 넓고, 경쟁이 치열함)
되는 예시: "미국 비건 시장을 타겟한 식물성 김치 구독 서비스"

느낌이 오시나요? "나만 아는 문제, 나만 풀 수 있는 방식" 이 보여야 해요.
제가 예전에 인상 깊게 봤던 창업아이템명 하나를 예로 들어볼게요. "수산시장 중도매인을 위한 경매 알림 앱." 이게 끌리는 이유가 뭘까요?

일단 구체적이에요. 수산시장, 중도매인, 경매 알림. 읽는 순간 장면이 그려져요. 새벽 수산시장에서 경매 시간 놓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중도매인 아저씨가 떠오르죠. 그리고 흔치 않아요. 수산시장 중도매인을 타겟으로 한 앱?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시장을 아는 사람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느낌이 들어요. 심사위원은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이 시장은 작지만 확실히 있겠네. 그리고 이 문제를 아는 걸 보니 대표자가 현장을 잘 아는구나."

경쟁의 바다에서 허우적대지 마세요. 작지만 확실한 여러분만의 '독점 시장'을 보여주세요.

STEP 3. 어떻게 말할 것인가: 사업계획서 한 줄 정리 공식

"왜 당신이어야 하는가"를 한 문장으로

"뭘 말할 것인가"가 정리됐다면, 이제 "어떻게 말할 것인가"예요. 앨런 딥의 책 "1페이지 마케팅 플랜"에서는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를 강조해요. 쉽게 말하면 "왜 당신이어야 하는가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는 거죠. 정부지원사업도 똑같아요. 창업아이템명과 개요가 바로 그 한 문장이에요.

끌리는 창업아이템명 작성법 공식

그럼 끌리는 한 줄은 어떻게 만들까요? 제가 정리한 공식이 있어요.

[누구를 위한] + [어떤 방식으로] + [무엇을 해결하는] + [제품/서비스]

원칙핵심 내용예시
타겟은 좁고 구체적으로"모두를 위한" 서비스는 "아무도 안 쓰는" 서비스와 같다"자영업자" → "동네 반찬가게 사장님"
형용사 대신 팩트로"혁신적인", "스마트한" 같은 단어는 정보가 안 된다"빅데이터 기반" → "영수증 데이터 분석을 통한"
그림이 그려지게읽는 순간 머릿속에 장면이 떠올라야 한다"동네 반찬가게도 쓰는 재고관리 앱"

"동네 반찬가게도 쓰는 재고관리 앱." 이 문장을 읽으면 뭐가 떠오르세요? 반찬가게 사장님이 스마트폰으로 콩자반 재고 확인하는 장면이 바로 그려지죠. 누가 쓰는지, 뭘 하는 건지가 한 번에 들어와요. 정리하면 이래요. 구체적인가? 쉬운가? 상상되는가? 이 세 가지를 통과하면 심사위원의 3초를 잡을 수 있어요.

STEP 4. 브랜딩도 결국 같은 원리

"그래서 뭐 하는 거야?"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까지 읽으시면서 "이거 정부지원사업 얘기 맞아?" 싶으셨을 수도 있어요. 맞아요. 사실 이건 정부지원사업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고객도, 투자자도, 파트너도 결국 똑같은 질문을 해요.

"그래서 뭐 하는 거야?"

이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어도 전달이 안 돼요. 디블러에 찾아오시는 대표님들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하세요. "우리 서비스는 기능이 많아서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워요." 이런 말씀을 하시죠. 근데 사실, 복잡할수록 사업계획서 한 줄 정리가 더 중요해요. 그게 안 되면 고객한테도, 투자자한테도, 심사위원한테도 3초 만에 관심을 잃거든요.

브랜딩이 처음이라면 토탈 브랜딩 5단계 프로세스를 참고해보세요. 한 줄 정리부터 브랜드 경험 설계까지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한 줄이 정리되면 모든 소통이 쉬워진다

정부지원사업 서류에 쓴 그 한 줄이 투자자 미팅에서도 쓰이고, 홈페이지 첫 화면에도 쓰이고, 고객한테 설명할 때도 쓰여요. 결국 "우리가 뭘 하는 회사인지"를 명확하게 정리하는 작업이거든요. 디블러에서 브랜딩 작업을 할 때도 가장 먼저 하는 게 이거예요. "이 브랜드를 한 문장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로고나 디자인보다 먼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요. 그게 정리되어야 디자인도, 마케팅도, 사업의 방향도 선명해지거든요.

브랜딩의 첫 단계가 궁금하다면 브랜딩 디자인 프로세스 STEP 1. 전략 기획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요.

한 줄이 안 되면 사업 전체가 흔들린다

오늘 이야기를 정리해볼게요

2026년의 정부지원사업은 '실체'를 요구해요. 심사위원은 바쁘고, 뇌는 게을러요. 창업아이템명과 개요 페이지, 그 짧은 3초의 첫인상이 정부지원사업 합격을 좌우해요.

질문참고 개념핵심 메시지
뭘 말할 것인가제로 투 원거창한 시장 말고, 나만 아는 '독점 시장'을 찾아라
어떻게 말할 것인가1페이지 마케팅 플랜타겟, 방식, 해결책을 명확히 담아 '그림이 그려지게' 써라

그리고 이건 정부지원사업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고객, 투자자, 모든 비즈니스 소통의 시작점이에요.


실천 과제

지금 바로 해볼 수 있는 것들

내 사업을 한 문장으로 써보세요.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체크해보세요. 구체적인가? 쉬운가? 상상되는가? 세 개 다 통과 못 하면 다시 써보세요.
주변 사람 5명에게 그 문장을 보여주고 물어보세요. "이거 읽고 뭐 하는 건지 알겠어?" 모르겠다고 하면 아직 멀었어요.
우리 엄마한테 설명해보세요. 엄마가 이해하면 심사위원도 이해해요.
이 과정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내 사업은 복잡해서 한 문장으로 안 돼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 한 줄을 정리하는 것이야말로 브랜딩의 시작이자, 정부지원사업 합격의 첫 단추예요.
디블러는 "예쁜 디자인"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에요. "흐릿한 브랜드를 선명하게" 만드는 회사예요. 그 선명함의 시작이 바로 '한 줄 정리'고요.
한 줄 정리가 막막하다면, 브랜딩 관점에서 한번 정리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정부지원사업 통과뿐 아니라, 앞으로의 모든 소통이 달라질 거예요.


다음 편 예고

"아이템은 좋은데, 비슷한 데 많지 않아요?" 정부지원사업 PT에서 가장 뼈아픈 질문이에요. 이 질문에 "우리가 더 낫다"고 답하면 이미 늦어요. "우리만 있는 자리"를 보여줘야 하거든요. EP.2에서는 포지셔닝에 대해 이야기할게요.

FAQ

Q. 창업아이템명과 개요 페이지가 왜 중요한가요?

심사위원이 가장 먼저 보는 부분이기 때문이에요. 첫 3초 안에 "더 읽어볼지 말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서, 첫인상을 좌우하는 역할을 해요.

Q. 창업아이템명 작성법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뭔가요?

"AI 기반", "혁신적인", "스마트한" 같은 형용사를 남발하는 거예요. 이런 단어는 심사위원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해요. 구체적인 타겟과 해결책을 담아야 해요.

Q. 사업계획서 한 줄 정리가 브랜딩이랑 무슨 관계가 있나요?

브랜딩의 핵심은 '인식을 설계하는 일'이에요. 사업계획서의 한 줄 정리는 심사위원뿐 아니라 고객, 투자자, 파트너에게도 똑같이 쓰여요. 결국 "우리가 뭘 하는 회사인지" 명확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브랜딩의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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